반응형 리뷰20 이승윤 시적 허용, 허영이 아닌 꿈 시적 허용 -이승윤 고요를 깨지 않는 것보다 적절한 말을 몰라 그냥 입술을 뜯고만 있었던 거죠 그땐 시적 허용 속에서 부유하는 꿈들은 고요해 시적 허영 속에서만 살고 있는 마음은 불안해요 어수선한 밤 거리엔 가야 한다고 새겼던 주소들이 없어요 소란한 내 일기장 속엔 새까만 새까만 구멍이 났어요 시적 허용 속에서 부유하는 꿈들은 고요해 시적 허영 속에서만 살고 있는 말들은 초라해요 어수선한 밤 거리엔 가야한다고 새겼던 주소들이 없어요 소란한 내 일기장 속엔 새까만 새까만 구멍이 났어요 이승윤 시적 허용, 허영이 아닌 꿈 그의 노랫말이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그다지 어려운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닌데 언뜻 어려운 가사로 느껴지는 건, 아마도 대중가요 가사에서 느끼는 '예.. 2021. 6. 23. 이승윤 달이 참 예쁘다고, 참 예쁜 사람 무엇이든 어울리는 이승윤 노래는 뭐라 한 가지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때론 개구지고 때론 섹시하고 때론 진지하고 때론 거칠고 때론 한없이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는 참 다양합니다. 때론 애달프고 때론 유리처럼 투명하고 깨어질 듯하다 북을 두드리듯 묵직하게 심장을 울리는 소리. 그 알 수 없는 다양함이 신기하게도 모두 그와 잘 어울립니다. 그가 아끼는 노래라 했지요. 바로 이 '달이 참 예쁘다고'라는 노래. 이 노래를 들으며 그 다양함은 모두 이 하나로 수렴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사랑이죠. 그가 세상을 사랑하는 진지한 태도에 무한히 애정을 퍼붓고 싶습니다. 달이 참 예쁘다고 -이승윤 밤하늘 빛나는 수만 가지 것들이 이미 죽어버린 행성의 잔해라면 고개를 들어 경의를 표하기보단 허리를 숙여 흙을.. 2021. 6. 3. 좋은 시구절, 옷보다 못이 많았다 박준 시인 옷보다 못이 많았다 -박준 그 해 윤달에도 새 옷 한 벌 해 입지 않았다 주말에는 파주까지 가서 이삿짐을 날랐다 한 동네 안에서 집을 옮기는 사람들의 방에는 옷보다 못이 많았다 처음 집에서는 선풍기를 고쳐주었고 두 번째 집에서는 양장으로 된 책을 한 권 훔쳤다 농을 옮기다 발을 다쳐 약국에 다녀왔다 음력 윤삼월이나 윤사월이면 셋방의 셈법이 양력인 것이 새삼 다행스러웠지만 비가 쏟고 오방이 다 캄캄해지고 신들이 떠난 봄밤이 흔들렸다 저녁에 밥을 한 주걱 더 먹은 것이 잘못이었다는 생각이 새벽이 지나도록 지지 않았다 가슴에 얹혀 있는 일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가슴이 시려옵니다. 양력이 월세살이 하는 사람에게 다행스러웠다는 지점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입니다. 사방이 캄캄해진 밤은 신들마저 떠난 방은 지독히도 외롭.. 2021. 1. 21. 어린왕자 명대사 언제나 새로운 소설 어린왕자 명대사 언제나 새로운 소설 어른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이상해 어린왕자 명대사를 음미해 보는 시간입니다. 언제 읽어도 늘 새로운 소설, 한 평생을 두고 단 하나의 책을 고르라고 하면 전 어린왕자를 꼽습니다. 내 인생과 사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가장 순수하면서도 아름다우며 동시에 슬픈 이야기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숫자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어른들에게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면 정작 중요한 것은 묻지 않는다. "그 친구의 목소리는 어때? 그 친구는 무슨 놀이를 좋아하니? 나비를 채집하는 걸 좋아하니?" 이런 질문은 하지 않는다. "그 친구는 몇 살이니? 형제는 몇 명이야? 몸무게는 얼마나 나가니? 아버지는 수입이 얼마니 되니?" 이렇게 질문하고는 그.. 2021. 1. 11. 이전 1 2 3 4 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