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동북아 철학과 유대교, 기독교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철학과 인도 불교
중국 철학의 시작의 핵심은 유위와 무위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유위는 자연으로부터 떨어져나와 자기 자신의 '작위'를 강조하는 사상으로 세계에 개입해 세계를 구성해낸다는 의미입니다. 무위는 작위를 거부하고 '자연에 귀의'하는 사상입니다. 춘추전국시대는 패권 정치(분열된 독립국가들 사이에 서로 강국이 되기 위한 전쟁과 동맹, 힘의 정치)의 시대로, 많은 학파와 학자들이 자신의 사상과 학문을 펼치는 제자백가의 시대였다고 하지요. 서양과 마찬가지로 이때부터 고전들이 정리되고 문헌이 정리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철학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유가, 도가, 법가, 묵가 사상 등이 정리되고 출현하기 시작합니다. 공자의 도를 이은 맹자와 순자는 유가로 분류되는데, 어지러운 난세를 치세로 바꾸는 방법을 찾으려 했습니다. 한편, 도가는 자연에 귀의하는 것을 강조하는 장자의 사상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맹자는 인격신인 천天(주나라의 신)을 '원리와 입법'로서의 의미로 바꿉니다. 이것을 잇는 것이 훗날 성리학에서의 '리'개념입니다. 맹자의 심心사상에서 심은 인간을 하늘에 이어주는, 서양에서의 영혼의 의미라 할 수 있지요. 심은 성性과 정情으로 구성되고 각각 이성과 감정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성은 측은지심과 같은 도덕심을 말하고, 정은 인간의 현실적인 모습입니다. 그래서 성을 추구하면 하늘은 그에 응한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마음을 다하면 자신의 본성을 알게 되고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고 했습니다.
순자는 천을 인人과 구분(자연은 자연이고 인간은 인간이다)하면서 하늘은 만물을 생성하기는 하지만 만물을 분별하지는 못한다고 했습니다. 자연은 인간을 낳았지만, 자연을 지배하는 것은 인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하늘과 땅은 군자를 낳았고 군자는 하늘과 땅을 다스린다고 했습니다. 또한, 순자는 사람의 본성은 악하지만 그 악함을 고칠 수 있는 선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제도와 법 같은 '작위'가 필요하다고 했지요.
도가사상은 유위가 아닌 무위의 삶을 추구하는 사상으로 '무위자연'을 이야기합니다. 장자는 그의 아내가 죽었을 때도 죽음은 기의 운동이기 때문에 슬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지요. 이 일화에서 그의 무위의 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장자의 익살적이고 해학적인 이야기들이 전해지는데, 은유적인 이야기로 대표되는 대붕 이야기를 통해 규정을 초월하고 상대적 관점에 눈을 뜨라고 했습니다.
"북녘 바다에 물고기가 있다 그 이름을 곤이라 한다. 곤의 크기는 몇 천 리인지 알 수 없고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그 이름이 붕이라고 한다. 힘차게 날아오르면 그 날개는 하늘에 가득히 드리운 구름과도 같다. 이 새는 바다 기운이 움직여 대풍이 일 때, 그것을 타고 남쪽 바다로 날아가려 한다."
"아지랑이와 먼지, 이는 천지간의 생물이 서로 입김을 내뿜어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고 보면 하늘의 새파란 빛은 과연 제 빛깔일까? 아니면 멀리 떨어져서 끝이 없기 때문일까? 붕 또한 하계를 내려다볼 때 여기서 올려다보는 것과 같이 새파랗게 보일 것이다." - 장자의 대붕이야기
인도에서는 붓다가 태어났고, 인생의 괴로움의 문제와 직면하고 스물 아홉살엔 고의 본질을 탐구하고 해탈을 위해 출가했습니다. 6년간의 고행 끝에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깨달음의 내용은 <아함경>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붓다 사후에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에 대해 논의를 하는데, 원시불교를 토대로 이렇게 불법이 정리되고 이론화한 것들을 부파불교(소승불교)라고 합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제행무상, 일체개고, 제법무아의 삼법인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현상, 행위 등은 모두 무상하고, 사람이 무상함과 무아를 깨닫지 못하고 영생에 집착하여 온갖 고통에 빠져 있다고 했지요. 또한, 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존재의 요소들은 서로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헬레니즘 시대의 종교와 유대교, 기독교
종교도 철학처럼 세계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철학적 체계와 비슷한 부분입니다. 헬레니즘 시대는 불안한 시대에 안정을 추구하는 인생 철학이 주류였고 변화보다는 구원을 갈망하였습니다. 물질과 육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이것을 영혼과 극단적으로 이원화했습니다. 육체를 초월해야 영혼의 세계로 갈 수 있다고 믿었지요. 에피쿠로스와 스토아학파 이외의 철학은 종교적 형태를 띠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플라톤에 관한 연구도 종교적인 형태로 변하게 되어 오리엔트의 점성술, 예언술 등의 신비적인 요소가 가미됩니다.
이스라엘의 유다왕국이 바빌론에 망한 뒤에 유다의 고대도시가 파괴되고 주민들은 포로가 되었습니다. 포로해방 이후 선민사상적인 유일신 신앙이 신학적으로 다시 검토되었고 재편성되었지요. 모세의 율법을 근간으로 하여 발달한 유대교는 신과의 계약, 율법을 통해 종교 생활을 했습니다. 이 유대교의 경전을 기독교는 구약이라고 부릅니다.유대교에는 예언자 전통이 있었는데 예수도 예언자 중 한 사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수의 후계자들은 예수를 유대교로부터 갈라져 나오는 새로운 종교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바울이 예수의 전설을 활용해 기독교를 창시했다고 볼 수 있지요. 그리스철학에서는 세계가 물질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을 전제했지만, 기독교에서는 세계가 완전한 무로부터 신의 관념에 따라 창조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인간은 존재 자체가 악하고 신의 은총만으로 구원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은총은 믿음으로 가능했기 때문에 누구나 믿음을 가지면 신의 계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유대교의 선민의식을 깨고 신 앞에 평등하다는 기독교의 교리는 로마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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